천재일우(遇) (사진 - 아스널 FC)

 

아스널의 질주가 심상치 않다. 어제 뉴캐슬 전에서 승리를 거둔 그들의 최근 5경기 성적은 41. 불의의 일격을 당한 사우스햄튼 전을 제외하면 5전 전승 10득점 2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이 기간 동안 레스터 시티를 제치고 선두 자리를 탈환하며 순위 싸움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이러다 보니 아스널이 12년 만에 리그 우승을 차지할 수도 있다는 희망 섞인 전망이 나온다. 지난 10년간 반환점을 돈 시점(19라운드)에서의 선두 팀이 우승을 차지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는 통계도 그렇거니와, 외부 환경도 아스널에게 불리할 것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올 시즌이 아스널에게 주어진 절호의 기회로 평가되는 이유는 두 가지다. 우선 외적으로, 이른바 전통의 강호들이 부진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선두와 승점 19점 차로 멀어져 있는 디펜딩 챔피언첼시는 현실적으로 빅4 진입조차 쉽지 않아 보이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루이 반 할 감독의 경질설이 심심찮게 들릴 정도로 내환을 앓고 있다.

 

리버풀은 선수단 자체가 우승 경쟁 팀이라고 보기 어려운 데다, 아직 위르겐 클롭 감독의 색깔을 입히고 있는 과도기의 팀이다. 선수층이 얇은 레스터의 돌풍도 점점 사그라지고 있다는(최근 3경기 21) 점까지 고려하면, 사실상 아스널의 우승 경쟁자는 맨체스터 시티 한 팀만 남아있는 셈이다. 게다가 맨시티조차도 다음 시즌 호셉 과르디올라 감독 부임설이 돌고 있는 팀. 첼시와 맨유, 리버풀, 맨시티 모두 감독이 교체됐거나 교체설이 나오고 있는 팀인 만큼, 아스널 입장에서 올 시즌은 천재일우라고 봐야 한다.

 

내적으로도 아스널은 탄탄한 체질을 갖춰놓은 상태다. 지난 시즌 최소 실점 3위를 기록할 정도로 안정적이었던 수비진은 페트르 체흐의 합류로 한 차원 더 수준을 높였고, 프란시스 코클랭이 등장한 이후부터는 중원도 밸런스를 찾았다. 알렉시스 산체스와 메수트 외질을 중심으로 한 공격진의 생산력은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다. 부상만 없다면, 전력상으로도 충분히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선수단을 만들어 놓았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불안요소도 있다. 첫 번째는 부상만 없다면이라는 전제다. 어제 뉴캐슬 전에서 아스널은 산티 카솔라와 코클랭, 산체스 없이 경기를 치렀다. 중원에서 밸런스를 잡아주고 포백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코클랭과 전체적인 경기를 조율하는 카솔라, ‘리썰 웨폰산체스가 모두 빠지다 보니 아스널 특유의 경기력을 발휘하기 어려웠다. 그동안 매번 우승 문턱에서 발목을 잡혔던 이유가 주전 선수들의 끊이지 않는 부상이었음을 상기하면, 핵심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는 12년 만의 우승 탈환을 노리는 아스널에게 가장 중요한 과제일 수밖에 없다.

 

또 하나는 원톱 문제다. 물론 올리비에 지루는 좋은 선수고, 오히려 과소평가 받고 있는 스트라이커다. 올 시즌 지루는 20골 페이스를 보이고 있는데,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20골 이상을 넣은 선수는 세르히오 아구에로와 해리 케인, 디에고 코스타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지루가 아스널의 약점으로 거론되는 것은, 경기가 잘 풀릴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편차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플레이 스타일상 경기 양상이 답답할 때 스스로 돌파구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없고, 해결사 역할도 해주지 못하는 까닭에 기복이 심해보이는 면이 있다. 중상위권 팀의 스트라이커라면 이만한 선수도 없지만, 매 경기 승리를 노려야 하는 우승권 팀 스트라이커라면 해결사적인 면모가 더 강해야 한다. 만약 아스널이 겨울 이적 시장을 통해 A급 스트라이커를 영입하고 지루를 벤치 멤버로 대기시킬 수 있다면, 아스널의 리그 우승은 결코 먼 일이 아닐 것이다.

 

올 시즌 아스널은 우승을 위한 최적의 기회를 잡았다. 스스로도 탄탄한 전력을 갖췄고, 경쟁 팀들이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는 덕분이다. 과연 아스널이 번번이 발목을 잡았던 약점을 극복하고 다시 한 번 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을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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